62세 젊지 않은 나이.

교양이 있어 보이고 돈은 좀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닥 풍족하게 보이지 않고,

얼굴은 아주 피곤에 절어 보인다.

인상도 좋고, 예의도 있으시고, 겸손해서, 감사하다고 계속 노래를 부르신다.


나의 용건을 마치고 이야기를 들어본다.

때로 손님들은 처음 만난 나에게 본인이 이야기를 쏟아내며 눈물을 그렁그렁 달기도한다.

옛날에, 내가 젊을 때는,

;왜 나 앞에서 울고 야단이야, 민망시럽게, 어찌 할 바를 모르겠군'.

그때는 내 삶이 너무 무거웟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는 나는 나이도 들고,

의무도 많이 줄고,

남을 위한 마음의 자리가 생겼는지,

좀 편해졌는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공감이 되고

같이 마음이 아프고, 분개하고, 좀 나아질 수 있는해결책을 찾으려 안달한다.


이혼한 지 30년 되었다는 이 분.

그 후로 이혼한 남동생의 임신한 와이프, 올케를 거두고 살기 시작한 지 26년 되었다는 이 분,

조카가 대학만 졸업하면 자신 혼자만 편히 살거라는 이 분.


얼마전,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에서 들은 글들과 넘 똑같은 이야기라 웬 우연의 일치?

실제 있는 일이구나 싶었다.


김민식 피디가 5월부터 방송할 거라는 드라마, 소지원 작, '이별이 떠났다'

플러스

권여선의 '이모'

합친 사연이다. 


아버지가 심장 마비로 돌아가시고 모든 생활을 책임지고

동생 공부시키고, 수발들고, 이때껏 실아 온 분.

항상, 니가 좀 도와주라는 엄마가 너무 싫다고 했다,

아직도 일나가는 올케의 도시락을 싸주며, 

빨래랑 집안 일을 다 도맡으며, 육체 노동으로 6일을 일하고 사시는 분.


그래도 딴 맘 안먹고 조카만 바라보고 이때껏 살은 올케라서 고맙단다,

조카는 그 어려운 사춘기를 잘 넘기고 잘 공부해 주어서 기특하다고 했다.

조카가 국민학교까지만, 중학교 졸업까지만, 고교때까지만 하며 이제는 대학 졸업까지가 due 가 되어 있다,

본인의 자유를 누릴 때가.


아마도, 조카가 대학 졸업하면 결혼시킨다고 하시지 않을까?

너무 일을 많이 해서 곱은 손을 보여주신다.

이야기 내내 눈이 빨개지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힘들게 살은 삶에 내가 미안하다...


'이모'에서 가족을 위해 젊음 을 다 희생하고

늘으막에 자유를 찾아 떠난 이모,

본인에게 희생을 강요한 엄마가 넌더리나는 이모,

의 마음이 실감났다.

이별이 떠났다와 시작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한 아들의 여자 친구가 찾아와 동거가 시작되는 두 여자의 이야기.


이제 조카도 성인이 되었으니,

하루 속히 의무의 줄을 끊고,

얼마 남았을 지 모르는 본인의 삶에도 책임감있게 응해 볼 터이다.

당도 그렇게 높다는데

너무 늦추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곳을 하나라도 시작하고,

단순한 삶에 즐기고 사는 것을 소망한다.


다음에 만날 때는 아침 햇살같이 밝은 모습으로 

주저주저하는 미소 아니고,

환한 웃음으로

만나게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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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많은 사함들을 만난다.

사는 이야기들이 다 다르다.

너무 많은 사연들이 있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들의 삶에 관심이 있다,

물으면서 듣는다.


단순하게 마냥 즐기며 사는사람, 

뭔 걱정으로 사나 싶어 내개 되려 나를 걱정시키는 사람,

너무 마음 아프게 사는 사람,

몸이 너무 힘들게 사는 사람, 

너무 웃기는 사람,

저렇게해서 어이 사나 싶은 사람...


내가 만난 그들의 이야기, 삶을 나누어 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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